반도체·차 호조에 순수출기여도 4분기만 반등..민간도 되살아나..4분기 1%면 올 2% 성장
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0%대 성장으로 뒷걸음질쳤다. 이에 따라 올 2% 성장 가능성도 간당간당하게 됐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한데다,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한 밀어내기식 소비와 투자가 주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순수출 기여도는 4분기만에 반등했고, 민간 기여도도 되살아난 모습은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해외여행이 줄어든 반면 승용차등 내구재가 늘어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례적으로 선선했던 날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2분기 1.4% 증가에서 5.2%로 감소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가 줄면서 0.5% 증가에 그쳤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분기 6.7% 이후 8년6개월(34분기)만에 최고치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반도체 수요증가와 친환경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과 유럽 수출 호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수입은 0.9% 늘었다.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우선 주체별로는 민간이 0.2%포인트를 기록해 직전분기 마이너스 기여(-0.2%p)에서 벗어났다. 반면 정부는 0.2%포인트에 그쳐 직전분기 1.2%포인트 기여 대비 급감했다.
항목별 기여도로 보면 내수는 마이너스(-)0.9%포인트를 기록해 한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순수출은 1.3%포인트로 작년 3분기(2.0%p) 이후 4분기만에 플러스 기여를 보였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0.1% 증가에 그쳤다. 다만 직전분기 -0.7% 대비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0.6% 감소해 3분기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 등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했고 건설과 설비투자는 조정이 지속됐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좋았다”며 “기여도측면에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로 정부기여도가 낮았다. 민간 기여도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소비나 민간투자가 여전히 둔화했지만 수출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며 “올 2% 성장이 가능할지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기여도 측면에서 민간쪽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고, 정부도 이월 불용액을 최소화하는 등 재정지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