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대 아마존,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 탓에 탈락시킨 듯 -IBM은 국방장관 아들 때문에 일찌감치 배제
이번 사업권은 계약금이 무려 100억 달러 규모로 클라우드 사업에 발을 담근 기업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사업이었다. 무엇보다, 높은 정보 보안을 요구하는 미 국방부가 고객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이 분야의 강자인 아마존이 사업권을 따낼 것으로 확신했으나 예상을 깨고 행운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돌아갔다. 성장이 유망한 분야여서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지만 이번 건 만큼은 정부와의 관계가 우선시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전날 MS와 100억 달러 이상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내 네크워크를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에서 MS가 경쟁사인 아마존을 이긴 것이다.
‘JEDI(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가 2018년 7월 입찰 공고를 낸 이후 1년 넘게 업계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AWC, MS, 오라클, IBM 등 쟁쟁한 기업들이 응찰했다. 이중에서도 업계는 2013년 미 중앙정보국(CIA) 사업권을 따낸 아마존을 유력한 낙찰 후보로 점찍었다.
구글은 무기처럼 사람을 해치는 분야는 개발하지 않는다는 인공지능(AI) 이용 원칙에 따라 일찌감치 입찰에서 빠졌고, IBM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아들 루크 에스퍼의 직장이라는 이유로 우선 순위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막상 결과는 MS의 승리였다. MS 대변인은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40년 넘게 혁신적이고 입증된 보안 기술을 미 국방부에 제공해왔다”며 “엄격한 JEDI 평가 프로세스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국방부가 우리를 선택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반면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클라우드 부문에서 엄연히 선두주자다. 순수하게 (모두의) 제안서를 비교했다면 분명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애저’는 매출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3분기 9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아마존보다는 점유율이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MS가 아마존을 제친 데 대해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불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계속해온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WP의 끊임없는 비판에 트럼프는 아마존의 세금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등 갈등 전선을 계속해서 넓혀왔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긴장관계가 사업에까지 역풍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입찰은 클라우드 시장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기존 스타트업과 더불어 최근에는 대기업과 공공기관도 정보 시스템 일부에 클라우드를 채택하고 있다. 이 시장 규모는 800억 달러이나 앞으로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