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미국 국방부의 약 100억 달러(약 11조 원)짜리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권을 놓친 게 치명적이었다고 28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100억 달러가 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세계 최대인 아마존이 후발주자인 MS에 고배를 마신 것이다.
‘JEDI(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라 불리는 해당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가 2018년 7월 입찰 공고를 낸 이후 1년 넘게 업계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아마존의 AWC, MS, 오라클, IBM 등 쟁쟁한 기업들이 응찰했다. 이중에서도 업계는 2013년 미 중앙정보국(CIA) 사업권을 따낸 아마존을 유력한 낙찰 후보로 점찍었다. 구글은 무기처럼 사람을 해치는 분야는 개발하지 않는다는 인공지능(AI) 이용 원칙에 따라 일찌감치 입찰에서 빠졌고, IBM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아들 루크 에스퍼의 직장이라는 이유로 우선 순위에서 배제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연히 이 분야의 최강자인 아마존이 사업권을 따낼 것으로 확신했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사업은 아마존이 2006년에 설립한 AWS가 2018년 32%의 점유율로 선두였고, MS가 점유율 17%로 2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의 수주는) 대단히 불만스럽다”고 개입, 국방부는 8월 말 선정기한을 연장해 검토를 계속했다. 사실상 아마존을 배제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MS가 아마존을 제친 데 대해선 베이조스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불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계속해온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WP의 비판에 트럼프는 아마존의 세금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등 갈등 전선을 계속해서 넓혀왔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 체결은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MS에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MS 주가가 현재보다 10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이 그의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여름 자신에게 아마존을 조지라고 했었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켰다. 매티스는 트럼프가 시킨대로 하진 않았지만, 이번처럼 간접적인 방법으로 아마존에 불이익이 있을 것을 예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