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과 텐센트 양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으로 올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을 달궜던 크래프톤이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매출 대상은 화평정영(텐센트 개발)이다. 실적 반영은 3분기부터다.
현재로선 외자 판호를 받아 중국 게임 시장에 진출이 어려운 만큼 현지화 전략이 앞으로 풀어갈 수 있는 해법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게임 업계가 한국과 중국 정부의 갈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피해를 본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화평정영은 표면적으로 크래프톤과 관계는 없다. 화평정영을 알려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이하 배그 모바일) 이해가 필요하다.
크래프톤은 자회사 펍지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했고, 펍지는 배그 모바일을 중국 텐센트와 공동 개발했다. 문제는 배그 모바일이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해 출시 자체를 못한 것이다. 판호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펍지는 그동안 텐센트를 통해 현지에서 유료결제 없는 시험 서비스(OBT) 형태로 ‘배그 모바일’을 운영해왔지만 판호 문제로 올해 5월 중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 사이 등장한 게임이 ‘화평정영’이다. 텐센트는 화평정영이라는 이름으로 배그 모바일을 출시했다. 물론 크래프톤은 “화평정영은 배그 모바일이 아니다”라고 공식 답변을 반복하고 있지만 게임 내용이나 그래픽이 배그 모바일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업계에서도 동일한 게임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이 배그 모바일 IP를 포기하는 대신 화평정영의 수익을 배분하는 계약 구조로 추측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국내 게임사가 실익은 취할 수 있지만 대외적인 인기나 인지도는 중국 기업이 챙기는 셈이다.
그나마 배그 모바일 정도의 글로벌 히트작은 이 같은 계약 방식이 가능했다. 판호 발급 중단 초치를 우회해서 게임을 출시할 만큼 게임 성공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성장 산업 중 하나인 게임이 질병 취급을 받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 사례가 돌파구로서 다른 게임 회사에 적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중소 게임사들은 그동안 중국을 제작 투자비를 회수할 최후의 보루로 여겨왔다. 국내 모바일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이후 판호 발급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생존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배그 모바일 사례와 같은 면밀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