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마침내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골과 함께 유럽무대 진출 후 개인통산 122호, 123호 골을 연거푸 터뜨리며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즈베즈다와 UEFA 챔피언스리그 3차전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121골)과 타이기록을 세운 바 있다. 손흥민은 같은 팀을 상대로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하면서 한국 축구계 새 역사를 쓰게 됐다.
만 18세인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에 합류한 손흥민은 데뷔 후 함부르크 소속으로 3개 시즌 동안 20골을 넣었고, 2013-2014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긴 후 2개 시즌 동안 29골을 넣었다.
2015-2016시즌 현 소속팀인 토트넘으로 팀을 옮겨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이날까지 총 74골을 기록하며 유럽무대에서만 개인통산 123골을 달성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2승 1무 1패(승점7)로, 4승(승점12)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앞서 4일 에버튼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가해 퇴장 당한 손흥민은 고메스가 심각한 부상으로 실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이날 즈베즈다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으나 빠르게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경기에 출전해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34분 지오나비 로셀소가 중원에서 즈베즈다의 공을 가로챈 뒤 역습을 가하며 오른쪽에 있던 해리 케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를 케인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고 재차 이어진 손흥민의 슈팅도 골대를 맞고 다시 튕겨나왔다. 이렇게 흘러나온 공이 다시 로셀소 앞으로 떨어졌고, 로셀소가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선제골에 성공했다.
후반 12분에는 탕기 은돔벨레에서 델리 알리로 연결된 패스가 다시 손흥민에게로 연결되며 골키퍼와 1대 1 상황이 만들어졌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사과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고메스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듯한 세리머니였다.
후반 1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대니 로즈가 반대쪽에 있던 손흥민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으로 멀티골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UEFA 챔피언스리그 5호 골이자, 시즌 7호 골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라이언 세세뇽이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패스를 했고, 이를 에릭센이 절묘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