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의 삼성전자’ 박현주 회장의 꿈 현실로…“허를 찌르는 통 큰 배팅”

입력 2019-11-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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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한국에서 삼성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불가능한 꿈을 꾸고, 이를 통해 세운 비전을 재무적으로 뒷받침하고 열정을 다해 현실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2015년 12월 28일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 긴담회 중)

‘금융업의 삼성전자’가 되겠다던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겸 글로벌투자전략고문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 12일 아무도 예상치 못한 통 큰 배팅으로 아시아나항공을 품자 “금융 산업과 자본시장 DNA를 바꿔보겠다”는 그의 포부를 증명해 보였다는 게 시장 평가다.

자본시장 DNA를 바꾸는 그의 노력은 인수·합병(M&A)과 대체투자(AI) 등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미래에셋은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 대형 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1조4000억 원), 대우증권(2조4000억 원),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1조 원), 홍콩 더센터 빌딩(6조1000억 원), 미국 스트래티직 호텔 리조트(6조9000억 원) 등 조 단위 매물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금융투자(IB) 업계에서 박현주 회장은 ‘펀드황제’에 이어 ‘한국의 짐 로저스(Jim Rogers)’라는 별칭을 하나 더 얻었다. 실제 그의 투자 행보는 거침이 없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분석, 과감한 투자는 기본이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조4000억~2조5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를 써내면서 경쟁자인 애경그룹 컨소시엄을 압도했다. 이는 애초 시장에서 예상됐던 1조5000억~2조 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재계는 항공사를 인수해 기존 면세점·호텔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강한 의지와 과감한 베팅 전략을 구사한 박 회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 평가한다.

“선배들은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도전과 투자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저성장·고령화 단계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에 더 늦기 전에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 꿈을 향한 박 회장의 도전은 아직 배가 고파 보인다.

실제 박 회장은 1년 중 대분을 해외에 머물며 해외 투자 영토(투자 지역 및 사업분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약 1조 원에 인수하는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박 회장이 더센터 빌딩과 같은 ‘메가 딜’에 낄 수 있는 원동력은 자기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현재 연결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9조900억 원에 달한다.

해외법인 자기자본 규모는 3조5000억 원에 이른다. 해외법인 실적은 1239억 원으로 증권사 중 처음으로 연간 세전 수익 1000억 원을 달성했다.

해외법인의 실적 확대에 힘입어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14.5%에서 올해 15.2%로 상승하고 있다. 해외시장이 홍콩은 물론이고 미국, 영국, 인도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된 것도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본시장 DNA를 바꿔보겠다는 박 회장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자기자본 9조 원을 넘었고 한국 1위 증권사라는 위상 덕에 투자 기회와 성공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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