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이 최근 증시 반등세에 주춤하면서 국공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지만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약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외 국공채 관련 ETF 29종목(레버리지 포함)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전일 기준 –1.94%다. 이 중 국내 국공채 ETF는 -1.62%로 평균과 비슷했다. 반면 미국 국채를 추종하는 ETF 6개의 평균 수익률은 -5.40%로 하락폭이 크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채 가격이 하락세를 탄 결과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던 금리 하락 기조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든 데다 미ㆍ중 무역 협상도 순조로운 기류를 보이며 채권 등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채권 금리도 반등세를 탔다. 통상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고려했을 때, 장기채 금리 상승폭이 커지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개월 전 1.229%에서 이날 오전 1.814%로 마감하며 0.585%포인트 올랐다. 3년물 금리도 1.150%에서 1.540%로 0.39%포인트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9월 말 1.66%에서 8일 1.94%로 0.28%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종목의 손실폭이 컸다.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ETF 중에서는 ‘KOSEF 국고채10년레버리지’ ETF가 –8.53%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이 밖에 ‘KODEX 국채선물10년(-4.50%)’, ‘KBSTAR 국채선물10년(-4.40%)’, ‘ARIRANG 국채선물10년(-4.36%)’ 순이다.
반면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ETF 중에서는 ‘TIGER 단기채권액티브(0.32%)’, ‘KINDEX 단기통안채(0.30%)’, ‘HANARO 단기통안채(0.27%)’ 등 간신히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한 종목도 있었다.
미국 채권의 경우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가 –6.62%로 가장 낮은 수익을 냈다. ‘TIGER 미국채10년선물(-6.17%)’, ‘KODEX 미국채10년선물(-6.09%)’,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4.02%)’ 등도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국채 약세가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ㆍ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도 시차를 두고 조정을 겪고 있다”면서도 “내년엔 점진적 경기 회복을 전망하지만 금리 인상기를 맞이할 정도로 실물 경기 회복과 자산가격 버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금리인하 기대 약화 이후의 단기 급등한 사례와 비교해 보면 펀더멘털은 채권시장 편”이라며 “심리만 안정된다면 단기 급등한 금리는 하락할 것이며 문제는 매수 타이밍”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아직은 금리 상승 및 변동성 리스크가 높다”며 “보수적 대응하에서 투심 회복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