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무기한 단식 돌입… ‘여야 4당 공조’ 복원되나

입력 2019-1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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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경색 조짐…패스트트랙 충돌 우려 고조

민주 "정치 초보의 조바심", 바른미래 "명분ㆍ당위성 없어"

박지원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민주 여야 3당 방미두고 한국당 태도 주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에 들어갈 예정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에 나서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이 희박해졌단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황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내에서 당대표 단식농성은 2003년 당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 이어 16년 만이다. 여야가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초강경 대응인 셈이다.

한국당 측은 이번 단식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동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및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선거법은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여권 세력의 비리는 덮고 야권 세력은 먼지 털듯이 털어서 겁박하겠다는 것이 공수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동맹의 위기, 안보 위기, 나아가 경제 위기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포퓰리즘에 이 나라의 안보가 속절없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사실상 철회될 때까지 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단식 농성을 단행함에 따라 당분간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황 대표의 단식 돌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결사반대'만을 내세울 경우 이르면 내주부터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및 창당 진행 중인 대안신당이 참여하는 ‘여야 4당 공조’를 복원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교안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 총리까지 역임하면서 국정을 담당했던 황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을 국민도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최근 내년 총선의 핵심 변수인 인적 쇄신, 보수 통합, 인재 영입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면서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고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황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이 세 가지나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하고, 문재인 정부 실정을 비판하며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3박 5일간의 방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에 대한 밀도 있는 협의를 기대하면서 한국당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일단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도 선거법 내용을 일부 조정하면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검찰개혁 법안이 내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가는 만큼 12월 초·중순이 결단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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