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의원(무소속)이 불륜 행위를 했다는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려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튜버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는 3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43)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17년 5월 유튜브 채널,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 블로그 등에 이언주 의원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한 인터넷 매체 기자가 쓴 기사를 바탕으로 해당 게시물을 작성했다.
2013년 한 인터넷 매체 기자 B 씨는 '모 여자 국회의원과 남자 보좌관의 불륜설이 불거져 함께 일하던 의원실 여비서들이 줄 사직서를 냈다'는 인터넷 기사를 썼다.
이후 B 씨는 4년여가 지난 2017년 5월 자기 페이스북에 '예전에 쓴 기사가 풍문이 아닌 사실이었다. 기사가 나가자 이언주 의원실 보좌관이 기사를 내려달라는 연락을 해왔다. 이언주 의원을 거론하지도 않았는데 제 발 저린 셈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A 씨는 B 기자의 기사와 페이스북 게시물을 바탕으로 '불륜의 아이콘 이언주? 남자 보좌관과 불륜? 딱 걸렸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많은 회원을 두고 있는 유튜버로, 게시하는 영상물 내용의 진위를 진지하게 확인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이를 소홀히 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한 영상물을 게시했다"면서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게시한 글은 인터넷 기사와 기자가 쓴 페이스북 게시글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고, 새롭게 추가된 내용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언주 의원의 불륜설에 대해 단정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고, 피고인이 게시한 글이 허위의 사실이라거나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