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거래 27건 중 10건 20억 '훌쩍'… 작년 동기엔 1건만 거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의 중형 아파트 매매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에 거래된 중형 아파트 10곳 중 3곳은 20억 원을 웃돌았다. 서울 전체에서도 20억 원을 웃도는 중형 아파트 비중이 가장 크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서울 강남구에서 매매된 중형 아파트(전용면적 60~85㎡ 이하) 거래량은 2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매매가 20억 원을 웃돈 거래는 10건으로 3분의 1을 차지했다.
서울시 전체 기준으로 따지면 강남구의 중형 아파트 고가 거래 비중은 두드러진다. 지난달 서울 전체 중형 아파트 거래량은 1015건으로 1000건을 넘어섰지만 이 가운데 매매가가 20억 원 이상인 거래는 11건뿐이었다. 11건 가운데 10건이 강남구에서 나온 계약인 것이다.
최고가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대치아이파크로 25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어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24억3000만 원,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 24억2000만 원,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 2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하면 고가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11월 한 달간 강남구에서 매매된 중형 아파트 가운데 20억 원 이상 거래는 강남구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20억3000만 원) 단 한 건뿐이었다.
작년 한 해로 따져봐도 20억 원 이상 거래는 66건에 그쳤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까지 219건이 매매가 20억 원 이상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세 배 수준이다.
중형 아파트의 거래가 20억 원은 KB부동산 통계치와 비교해도 비싼 수준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강남의 중대형(전용 62.8㎡ 이상~95.9㎡ 미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6576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형(전용 135㎡ 이상)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20억1036만 원) 정도여야 20억 원을 웃돈다.
이는 올해에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는 올해 3.3m²당 1억 원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강남권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강남의 매매전망지수는 지난달에 119.4를 기록했다. 전월(119.9)에서 살짝 꺾였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 지수는 기준치를 초과할수록 상승 전망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보합세, 하반기에는 조정 가능성이 있는데 장기 소외지역, 집값 하락 지역, 저평가 지역에서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