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따라잡기] 어디까지 먹어봤니? 유튜버 먹방도전…파퀴칩스 원칩챌린지·쿄호젤리·UFO캔디

입력 2019-12-05 17:14수정 2019-12-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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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제주도 동문시장의 명물 딱새우회를 손에 들고 행복하게 발걸음을 옮기던 기자 옆에 시커먼 젤리를 손에 쥐고 세상 다 가진 표정을 짓는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아이의 부모는 “이거 서울에서도 구하기 힘든 건데, 제주도에서 다 샀네~”라며 홀가분한 미소를 보이기까지 했다.

아니 제주도까지 와서 새우도, 회도, 흑돼지도 아닌 고작 ‘젤리’를 샀다고? 그리고 저리들 행복해한다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자연스레 젤리로 시선이 옮겨갔다. 그 여자아이 손에 쥔 젤리는 바로 ‘쿄호젤리’(거봉젤리)였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먹고 먹고 또 먹는 ‘양’으로 대결하던 먹방의 시대는 갔다. ‘특이한 것’을 찾아 특이한 맛, 특이한 먹는 방법, 특이한 ASMR를 소비하는 먹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소문만 무성하던 OO, 제가 먹어봤습니다”, “품절이라는 OO, 100개 먹방”, “OO에 OO까지, 핵인싸템 모두 먹어봅니다”

유튜브 먹방영상들의 최신 제목들이다. 이처럼 새롭고 특이한 소문난 것을 도전하는 먹방이 주를 이룬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음식으로는 ‘파퀴칩스’, ‘지구젤리’, ‘쿄호젤리’, ‘UFO캔디’가 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파퀴칩스 원칩챌린지라는 이름의 이 과자는 새빨간 제품 포장지에 무시무시한 해골이 그려져 있다. 그렇다. 이미 위험하다. 제품명 그대로 ‘원 칩’, 한 개의 칩만 들어가 있는 파퀴칩스는 챌린지를 못해 안달난 유튜버들의 최애과자가 됐다.

일명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과자로 불리는 파퀴칩스. 포장지를 뜯어보면 삼각형의 새카만 과자 하나가 나온다. 본디 매운 건 빨간색이 익숙하거늘 연탄 같은 색을 맞이한 순간 얼굴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매운맛을 즐기는 민족답게 한국 유튜버들은 이 파퀴칩스로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입에 넣은 뒤 5분간 물이나 음료수 등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 것.

얼굴이 빨갛다 못해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챌린지에 임하는 그들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현재 이 제품은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고,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쿄호젤리와 지구젤리처럼 색다른 식감으로 유튜버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음식도 있다. 일본에서 넘어온 이 쿄호젤리(거봉젤리)는 한국 브랜드 제품도 등장했다. 포도 맛이 나는 곤약젤리답게 포장도 포도 모양이다. 포장지를 뜯는 것부터 도전이다. 얇은 실리콘 막으로 감싸진 젤리를 꺼내려면 이쑤시개나 침핀을 사용해야 한다.

얇은 막을 톡 터트리면 순식간에 포장이 벗겨져 젤리가 튀어나온다. (사방으로 튀는 액체 주의) 말랑말랑하면서 매끄러운 이 젤리는 씹는 식감과 소리가 독특하다. 가격 또한 사악하다. 1알에 2000원. 총 6들입에 1만2000원이다. 맛은…(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튜브 ‘와썹맨’의 박준형의 반응을 빌려보겠다.

“이걸 왜 먹는데? 난 모르겠어. 왜 먹는지. 나 같으면 국밥 사 먹는다”

하늘색의 동그란 모양에 세계지도 포장지가 합쳐진 지구젤리도 품절대란 상품 중 하나다. 탱탱볼 수준으로 말랑한 이 젤리를 깨물면 딸기 시럽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지구의 핵을 표현했다는 딸기 시럽과 젤리의 맛의 조화는…그렇다. 쿄호젤리의 반응과 비슷하다.

시큼한 맛을 주 무기로 하는 상품도 있다. 마카롱 모양의 UFO캔디가 그 주인공이다. 바삭한 식감과 함께 신맛 가루가 절로 얼굴이 찌푸리게 한다. UFO캔디는 독특한 식감을 강조한 ASMR 먹방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유튜버들을 통해 여러 번 언급되고 소개되면서 해당 제품들은 현재 편의점 매대를 가득 채웠다. 직구로만 구매가 가능했던 상품들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자 편의점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

GS25에 따르면 9월부터 판매된 지구젤리 100만 개가 일주일 만에 동이 났고, 60개가 들어있는 박스 한 개를 통째로 예약하는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이마트24는 UFO캔디를, 세븐일레븐은 대왕 쿄호젤리 판매에 나섰다.


참으로 특이하고 신기한 먹방의 세계다. 미식가도 대식가도 이런 ‘특이한 먹방’에 호기롭게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양을 거쳐 특이함에 안착한 ‘먹방’. 새롭게 등장할 NEW 먹방이 새삼 두려워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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