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ㆍ실손보험 손해율 급증…손보업계, 실적 부진에 건전성 위기감 고조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계열사 경영실적 평가에서 사상 처음으로 ‘B등급’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은 반기마다 각 계열사 경영실적을 A·B·C 3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손해보험 업황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손보업계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눈에 띄게 급감하면서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건전성마저 해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경쟁력강화TF’는 삼성 계열사 하반기 경영실적평가에서 삼성화재 등급을 B로 내정하고 통보를 앞두고 있다. 계열사 등급평가는 당초 삼성그룹에서 진행했지만, 그룹이 해체된 후에는 각 TF에서 실시한다.
삼성 계열사는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사업지원TF(삼성전자), 금융경쟁력강화TF(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TF(삼성물산) 등 3개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계열사 경영평가에서 줄곧 A등급을 받아왔다. 그간 제3보험 비중 확대 등으로 손해보험 업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얘기가 달라졌다. 저금리 장기화와 자동차,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여러 지표에서 점수가 미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줄었다. 영업이익도 1조2900억 원에서 8593억 원으로 33.4% 감소했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 비율은 전년보다 2.1%포인트 상승한 104.9%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전반의 공통적인 문제다. 업황 부진이 계속되자 타 손해보험사들은 채권을 매각해 실적 방어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기준 채권 매각으로 인한 손익은 메리츠 화재 3892억 원, 현대해상 3000억 원, db손해보험 1700억 원 등이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는 504억 원으로 업계 중 채권매각으로인한 이익 규모가 가장 적다.
계열사 등급평가는 내년 성과급 규모와 임원 자릿수를 결정 짓는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내년 삼성화재 성과급 수준도 일정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단기 손실보전을 위해 미래수익의 재원인 자산 매각은 지양하고, 내실 성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