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티몬 자본 확충에 상장 준비까지…위메프, 오픈마켓 전환 나서
◇ 쿠팡, 글로벌 재무 전문가 잇달아 영입…나스닥 상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들어 글로벌 전문가를 속속 영입하고 있다. 최근 2개월 동안 영입한 인물은 벌써 3명째다.
지난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는 거물급 인사인 케빈 워시를 쿠팡LLC 이사회 멤버로 선임한 쿠팡은 지난달에는 나이키의 거버넌스 및 외부보고 통제 부문 부사장(VP)을 지낸 재무 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이달에는 한국과 미국, 유럽의 글로벌 상장사에서 25년간 활동한 알베르토 포나로 재무 전문가를 CFO로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나스닥 입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쿠팡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신규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쿠팡에 30억 달러를 투자해온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최근 적자 기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탈출구로 삼았다는 것.
다만, 쿠팡 관계자는 “IPO는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면서 “한국인, 외국인 상관없이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티몬, 매각이냐? 코스닥 입성이냐?
티몬은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다. 2017년 처음 등장한 이후 올해 9월과 12월에 또다시 불거졌다. 인수업체로 거론된 롯데지주와 티몬이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업계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석한다. 티몬이 매각을 위해 여러 기업을 접촉했는데 이 중 하나가 롯데라는 것이다.
매각설의 배경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 때문이다. 티몬은 2014년 미국의 그루폰에 인수된 후 다시 2015년에 KKR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언제든지 티몬을 매물로 내놓고 물밑 작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
코스닥 입성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는 시각도 나온다. 적자 기업이지만 기술 특례 상장을 이용하면 기업 공개가 가능한 만큼 증시 상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몸집 불리기에 몰입했던 티몬은 올들어서 내실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광고·홍보비를 줄인 것은 물론 직매입 서비스인 ‘슈퍼예약배송’도 중단했다. 재고 위험성이 낮은 중개 방식의 판매 수수료를 늘려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신한캐피탈과 국내 한 저축은행에서 유치한 900억 원도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흑자 전환”이라며 “재무 구조가 개선되면 IPO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 올 하반기 3700억 투자 유치…오픈 마켓 전환 서두른다
위메프는 오픈마켓으로 전환을 서둘러 보다 체력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9월 위메프는 5년 만에 넥슨으로부터 투자를 약속받고 이 중 3분의 2인 2500억 원을 10월 수혈받았다. 최근에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 원을 지원받으면서 올 하반기에만 3700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소셜커머스(통신판매사업자) 3인방으로 분류됐던 쿠팡과 티몬은 이미 오픈마켓 플랫폼을 갖춰 통신판매중개사업자로 완전히 전환했다. 오픈마켓은 사업자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플랫폼만 제공해 직매입 중심인 소셜커머스에 비해 다양한 판매자들이 입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상품 종류와 거래 규모가 훨씬 크다.
하지만 위메프는 아직 통신판매사업자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PG업체 페이플레이스를 인수해 오픈마켓 전환을 추진해왔지만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200% 이내여야 한다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위메프의 총자본은 마이너스 279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잇단 투자 유치로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고객과 파트너사가 함께 성장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가격 경쟁 경쟁, 파트너 지원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