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원 과반 의석 확보라는 토대를 마련한 만큼, 브렉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에서 보수당이 영국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368석을 확보했다면서 과반 기준인 326석을 훌쩍 넘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 결과로, 브렉시트 합의안이 번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다가 사실상 의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꺼내든 정회 카드가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취임 2개월 만에 최단명 총리 위기에 내몰렸던 존슨 총리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10월 31일 유럽연합(EU)을 떠나 브렉시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반 미달이라는 정치 지형이 존슨 총리의 발목을 잡자 급기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0월 중순,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안 승인을 위한 하원 표결에서 연전연패를 기록했다. 보수당 내 일부 의원들조차 존슨 총리에 반기를 들며 의회 표결을 무산시켰다.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는 마지못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받아냈다. 그리고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의회를 해산하고 다시 한번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과반 의석 확보를 무기로 19일로 전망되는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통해 내놓을 주요 입법계획은 물론, 크리스마스 이전 실시할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역시 손쉽게 의회의 문턱을 통과할 전망이다. 존슨 총리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새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당초 예정대로 내년 1월 말 유럽연합(EU) 탈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브렉시트 전환 기간인 2020년 말까지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사임으로 보수당 당대표 경선을 통해 총리직에 오른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 압승으로 ‘국민이 선택하지 않은 총리’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떼게 됐다.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던 영국 시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브렉시트 완수’를 약속한 존슨 총리와 보수당을 다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