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만에 한·일 정책대화…수출규제 갈등 해법 실마리 찾을까

입력 2019-12-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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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규제 철회 목표…일본은 "협의 의제 아냐"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5일 오후 6시께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양국이 3년 반 만에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연다. 지난 7월 이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로 촉발된 통상 갈등의 해법 마련을 위해서다.

한일 양국은 16일 도쿄(東京)에서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국장급 정책 대화를 갖는다.

이번 정책대화는 오는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핵심 갈등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회의에 한국 측은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이, 일본 측에선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각각 대표를 맡는다.

이번 정책대화의 의제는 △민감 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운용 △향후 추진방향 등 3가지다.

우리 정부는 이번 대화를 통해 일본이 올해 7월 4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조치와 8월 2일부터 시행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제외의 철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의 입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수출규제의 수정 여부는 한국이 무역 관리 체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살펴본 후 자국이 결정할 문제이며 한국과 직접 협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이날 국장급 정책대화로 수출규제 갈등이 당장 해소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간 정책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중 정책대화 관련 내용은 이날 만남과 이후 대화를 통해 해소될 수 전망이다. 또한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은 전략물자관리원 인원을 현인원보다 25%가량 늘리는 식으로 보완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계획이다.

마지막 남은 캐치올 규제 역시 정부는 한국의 수출통제제도가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필요하면 한일 정책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간다는 입장이다.

캐치올 규제는 비(非) 전략물자라도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은 수출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무역정책관은 "정책대화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며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영이 정상적,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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