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늘어나는 '집돌이ㆍ집순이' 겨냥 "홈파티족 잡아라"

(사진제공=현대백화점)

#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백화점 와인 코너를 찾은 배모(여·36) 씨는 와인을 구매했다. 배 씨는 “예전에는 송년회를 주로 밖에서 즐겼지만, 요즘에는 친구들과 집에서 홈파티를 한다”면서 “간편식이 많아져 음식 준비에 부담이 적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말 송년회와 크리스마스를 지인들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것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집에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내놓거나 각각 간편식을 준비해 와 편안하게 즐기는 홈파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집에서 여가활동 및 휴식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른바 ‘집순이’와 ‘집돌이’(홈족) 잡기에 분주하다.

롯데마트는 1일부터 15일까지 홈파티 관련 용품인 캔들·디퓨저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26.3% 신장했다고 17일 밝혔다. 스파클링 와인 매출증가율은 45.9%를 기록했고,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HMR(가정간편식) 매출은 5.1%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인테리어 소품과 식기 등 홈파티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분별로는 식기와 요리도구, 인테리어 소품, 와인잔 세트가 지난해에 비해 30%에서 최고 50%가량 늘었다.

이는 ‘소확행’ 트렌드 확산에 따라 홈파티족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자신만의 감각으로 예쁘게 꾸민 집 안과 식탁 등 홈 인테리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파티용 음식을 손수 준비해 파티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아져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인증샷을 찍기 위해 이색적인 디자인 상품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대만식 대왕연어초밥 (사진제공=롯데쇼핑)

이에 따라 연말 홈파티족을 잡기 위한 유통가의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25일까지 연말 인기 메뉴를 판매하는 ‘연말맞이 홈파티 페스티벌’을 열고 미국산 랍스터 1마리를 1만7800원, 캐나다산 자숙 랍스터를 9800원에 선보인다. 노르웨이산 생연어는 100g당 2480원에, 대만식 대왕연어초밥은 1팩당 7980원에 판매한다.

와인도 준비했다. ‘Keror’ 무알콜 스파클링(복숭아·사과·청포도, 각 750㎖)을 5000원, ‘발비 소프라니 모스카토다스티’, ‘아랄디카 모스카토다스티’, ‘조닌 모스카토다스티’ 와인 3종은 각 1만2900원에 판매하고, HMR PB(자체브랜드)인 ‘요리하다’의 피자 3종(콤비네이션, 폴드포크바베큐, 포치즈스노잉)을 각 4980원에, 명란크림 스파게티(406g)는 5580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HbyH’에서 300여 종의 홈파티 제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20~30% 할인 판매하는 ‘홈파티 상품전’을 25일까지 연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크리스마스 컬렉션’을 연말까지 30% 할인 판매하고, 독일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 ‘빌레인앤보흐’는 샐러드접시 등 크리스마스 한정판 상품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편의점도 홈파티족 잡기에 가세했다. 세븐일레븐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겨냥해 케이크 라인업을 꾸렸다. 수제 케이크 전문 브랜드인 ‘루시카토’와 함께 산타 얼굴을 형상화한 ‘산타케이크(3만 원)’, 무지개색 시트에 크림을 얹은 ‘레인보우케이크(2만8000원)’ 등을 선보이고, 꿀케이크 브랜드 ‘말렌카’의 케이크 3종도 준비했다. 또한 냉동간편식 폭립과 피자도 함께 출시했다.

이마트24는 12월 한 달 동안 홈파티족을 겨냥해 와인 6종과 크리스마스 케이크 9종을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해당 제품은 옐로우테일 까베네 소비뇽과 디아블로 까베네 쇼비뇽, 칸티 모스카토 다스티(각 750ml) 등 1만2900~1만5000원대의 인기 와인 6종을 BC 카드로 결제 시 1만 원 균일가로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크리스마스 케이크 총 9종에 대한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