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릴 인공지능(AI) 한돌과의) 3국은 내 마지막 대국인 만큼 이세돌답게 두겠다."
이세돌 9단이 NHN이 개발한 국산 바둑 AI 한돌과의 은퇴대국 2국에서 '호선'(互先)으로 대국을 펼쳤으나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제 이세돌은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리는 제3국에서 다시 흑돌을 잡고 2점을 먼저 놓고 한돌과 마지막 대국을 펼친다.
이세돌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플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AI 한돌에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전날 열린 1국 2점 접바둑에서 승리한 이세돌은 이날 2국 맞바둑에선 초반 실수로 인해 승부를 어렵게 이끌어갔고, 결국 패했다.
중반 초입 좌상귀 접전에서 저지른 미세한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좌상귀 접전에서 실수를 놓치지 않은 한돌은 60수를 둔 시점에서 승률 그래프가 93.5%까지 치솟았고 이후로도 이 그래프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세돌은 하변으로 손길을 돌렸으나 한돌은 전날 1국과 달리 실수하지 않았다. 대국을 마칠 때까지 이세돌에게 단 한 차례의 만회할 기회도 주지 않으면서 대국은 마무리됐다.
이세돌은 이날 대국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초반에 너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귀(이웃한 두 변에 의해 만들어진 구석)로 받아야 할 것을 변(바둑판에서 네 모서리에서 가까운 지역 중 귀를 제외한 부분)으로 밀면서 순간적으로 착각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한돌과의 1국은 정말 많이 준비한 대국이었다.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기기 위한 대국이었다"면서 "3국은 마지막 대국인 만큼 내 바둑을 두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패배로 이세돌은 21일 열리는 한돌과의 3국에서 다시 흑을 잡고 두 점 먼저 두는 접바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