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도약 발판..패배시 리스크 커 선대위원장·비례대표로 비켜 갈수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이낙연 대 황교안’ 빅 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국회의장이자 5선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무총리로 지명되면서 그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가 이른바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종로는 수도권은 물론 대한민국 심장부로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산실이란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실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99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각각 대선 주자로 도약했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선 주자 지지도 1, 2위인 여야 대표 인사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대선 전초전’을 벌일 공산이 크다. 양측 모두 “종로를 포함해 지역구 출마 여부 자체를 언급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당이 원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총리 입장에서는 종로 출마를 통해 ‘호남계’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는다는 실익을 얻는다. 이 총리는 2000~2012년 전남(담양, 함평, 영광)에서 연이어 4선을 했고, 2014년부터 전남지사를 지냈다. 민주당 계열 정당(새천년민주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선거 때마다 60%를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총리 입장에서 종로 당선 시 수도권에서도 경쟁력 있는 정치인이란 점을 입증하는 셈이다. 이로써 대선 가도에 확실한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총리는 이 같은 평가에 “조직 기반도 필요하지만, 국민에 대한 호소력도 못지않게 필요하다. 작은 조직 논리로만 접근하는 게 정치인 임무에 부합할까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고 답한 바 있다.
한국당 입당 43일 만에 당 대표로 선출될 만큼 보수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황교안 대표 역시 당 대표로 선출된 2월 말 이후 꾸준히 ‘종로 출마설’이 제기됐다. 그때부터 황 대표는 “당이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 당내 험지 출마 요구에 직면한 황 대표로서는 서울 종로 출사표로 보수 결집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패배 시 리스크가 크고 당 전체 전략에 몰두하기 어려운 만큼, 두 사람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거나 비례대표를 받아 다른 후보들을 돕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