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변비, 원인에 따라 수술이 해결책일 수도 있다

입력 2019-12-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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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서울송도병원 경영기획실장(대장항문외과)

▲원대연 서울송도병원 경영기획실장(대장항문외과)
현대인에게 흔한 질병 중 하나가 변비다. 하지만 전문적인 진료 없이 막연히 변비약만 먹는다면 변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변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장의 기능이 느려져 천천히 움직이는 서행성 변비와 변이 나가는 출구인 골반, 직장, 항문 등에서 배변 활동이 저하되는 출구 폐쇄형 변비다. 전체 변비 환자 중 25%는 출구 폐쇄성 변비다. 직장까지 내려온 대변이 항문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상태다. 배변 시 힘을 주어도 항문이 막힌 느낌이 들며 배변이 잘 되지 않고, 변을 일부 보더라도 직장 항문 부위에서 잔변감이 든다.

출구 폐쇄성 변비 중 직장류, 직장 탈출증은 골반을 지지하는 구조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직장을 지지하는 근육 및 인대가 약해지면 회음부와 질 쪽으로 직장이 밀려나와 직장류가 생기게 된다. 직장이 항문 쪽으로 빠져 나오면 직장 탈출증이 생긴다. 환자의 불편한 정도와 밀려나오는 정도에 따라 골반, 회음부의 근육과 주변 구조를 수술로 잘 복원하면 잔변감, 폐쇄형 변비가 호전된다. 항문 괄약근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도 함께 복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장 유착이나 장이 막히는 경우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장이 무력해지고 과도하게 늘어진 상태를 보이는 경우 수술을 결정할 수 있다. 가성 장폐색증은 장 근육이나 신경의 문제로 장 연동운동에 이상이 생겨 마치 장이 막힌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극심한 변비 증상이나 장이 심하게 늘어나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좌측 대장에 발생한 대장암이나 직장암은 변비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변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할수록 수분이 흡수되며 대변 형태로 다져지기 때문에 좌측 대장암과 직장암에서 변비 증상이 더 잘 나타난다. 명확한 배변습관 변화가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혈변, 구토, 복통, 무력감,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처럼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 중 수술이 필요한 물리적인 문제가 있는 변비는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내과·외과 의사가 함께 잘 협조해 변비의 원인과 치료를 살펴보는 전문적인 진료, 다학제 진료가 가능하면 기능성 변비와 출구 폐쇄형 변비를 잘 구별할 수 있다. 다양한 진료과목이 협진해 원인과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다학제적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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