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단상' 없애고 등장도 객석에서…시무식 대신 이름도 '신년회'
올해 5대 혁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조직문화 혁신'을 내세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초부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룹 총수가 무대 위 단상에 올라서 "올해 판매목표"를 강조했던 이전과 달리, 행사는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이름도 시무식 대신 신년회로 바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 나섰다.
지난해 파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조직문화 혁신의 연장선에서 이날 신년회 역시 예년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됐다.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떡국은 잘 드셨습니까. 저는 아침에 떡국, 점심에 떡국, 저녁엔 된장찌개로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신의 정장과 관련해 "여러분처럼 편하게 입고 오면 좋은데 저는 대한상의 신년회가 있어서 이렇게 왔다"며 "각자 목적대로 입은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신년회에서는 무대 위 단상이 사라졌다. 정 부회장 역시 무대 위에서 대기하는 게 아닌, 객석 중간에 앉아있다가 무대 위로 올라섰다.
원고를 읽으며 일방적으로 사업 목표를 통보하는 방식도 사라졌다. 비전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신년회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모바일로 생중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더욱 힘쓰겠다"며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이어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자세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직급과 호칭 체계를 축소 또는 통합했다. 승진 연차 제도를 폐지했고 유연 근무제도 도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사 마무리로 직원들에게 "일어서서 옆 사람과 악수하며 새해 인사를 하자"며 "이런 것도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