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가 받는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9일 “이번 사태는 국내 산업과 금융 부문 전반에 파급될 수 있는 중대한 이슈”라며 “직접적으로 중동지역 현지의 사업 비중이 높은 해외건설과,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원유 도입이 큰 정유산업에 우선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현재 이란에서 수주 또는 진행 중인 공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 현장이 되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이라크 현지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는 한화건설의 비스마야(Bismayah) 신도시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 25km 지점에 주택 10만호 및 기반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총 수주금액 및 수주잔고는 각각 약 12조 원, 7조7000억 원 규모다.
현대건설이 GS건설, SK건설 등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카르발라(Karbala) 정유공장(공사금액 약 60억 달러)은 공사가 70% 이상 진행됐다. 사업장이 바그다드와 비교적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라크 내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태 장기화시 해외건설 수주 및 사업 진행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유산업과 관련해 한신평은 “고유가 기조는 단기적으로 정유사 이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원유 도입 불확실성, 석유제품 수요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