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2단지 이어 2·4단지도 안전진단 신청… 매물 부족 속 호가 '껑충'
“12ㆍ16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목동은 재건축 기대감에 매입 문의가 늘고 있어요. 워낙 매물이 귀한 탓에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지는 않지만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며 호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목동 T공인 관계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주택시장이 재건축 사업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올해 초 목동 6단지 정밀안전진단(1차) 통과 이후 나머지 단지들도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서두르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은 까딹이다. ‘학군 특수’로 12ㆍ16 대책 이후에도 강세를 보였던 목동 집값이 재건축 호재로 다시 한번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14일 양천구청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2ㆍ4단지가 정밀안전진단 신청 비용 모금을 완료하고 전일 안전진단비용 고지서 발급을 요청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안전진단비용 납부 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목동 2ㆍ4단지 정밀안전진단 신청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동 2단지 소유자 모임 관계자는 “단 10일 만에 비용 모금이 완료될 정도로 재건축 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강하다”며 “이번 주 중 비용 납부를 완료하고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전진단비용 고지서 발급을 요청했던 12단지는 민간정비업체 선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5단지는 입찰공고를 냈다. 안전진단이 진행 중인 9, 11단지는 정밀진단 표본조사 동 선정 등에 나섰다.
여기에 작년 말 목동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1~3단지 종상향(용도지역을 2ㆍ3종으로 높여 용적률과 층수를 높이는 것) 문제도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이처럼 목동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자 집값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목동 1단지 전용 64.34㎡형은 지난달 29일 13억 원에 팔리며 한 달 전 거래가(12억5000만 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4단지 전용 47.25㎡형도 지난달 21일 10억4900만원에 매매계약됐다. 불과 보름 전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9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매물이 워낙 없어 신고가 거래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호가로는 이미 신고가 경신에 나선 단지가 다수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 가장 먼저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 전용 95㎡형의 경우 10월 15억95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17억6000만~18억5000만 원을 호가한다.
목동 J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매입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대여섯통씩 쏟아지고 있지만 매물이 없다”며 “비싸도 좋으니 물건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사람도 있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 주선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통과가 곧바로 재건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2018년 3월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작년 연말 12ㆍ16 대책을 내놓으며 규제 강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정부가 규제를 가하면서 공급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재개발ㆍ재건축을 규제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정비사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진단 통과 이후에도 재건축 사업이 본격 진행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안전진단은 사업준비단계, 사업시행단계, 관리처분계획단계, 완료단계 등으로 나뉘는 재건축 사업 과정 중 사업준비단계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아파트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음에도 공공기관이 수행한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다”며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