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 또다시 출근 무산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입력 2020-01-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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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피켓을 든 노조원들이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4일째 출근을 하지 못하고 외부에 마련한 집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1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 출근에 나섰지만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에 막혀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많이 안타깝다. 일반 국민도 그렇고, 직원도 그렇고, 중소기업 고객도 그렇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루빨리 잘 풀렸으면 좋겠다. (노조와의) 대화 채널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업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낭독 하면서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했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첫 출근이 노조의 저지로 무산된 이후 이날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14일 동안 본사로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윤 행장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3일 열린 기업은행 노조가 대토론회를 열면서 대화의 조짐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노조는 대화 대상은 청와대와 여당이 돼야 한다는 것에 조합원이 동감하고 지지해줬다면서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행장을 반대하는 노조에게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윤 행장이 자격 미달 인사라면 모르겠으나 그 분은 경제 금융 분야에 종사해 왔고, 경제금융 청와대 비서관도 과거 정부 때 했다. 또 경제 수석에 IMF 상임이사를 하는 등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되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회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지낸 정통 관료다.

윤 행장은 당분간 본점 대신 임시 집무실에서 원격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새해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경영현안점검회의는 월 2회 은행장 주재로 전 임원들이 모여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 주요 경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정례회의다.

윤 행장은 이날 회의에서 제도 개혁 등을 통한 ‘혁신금융’ 선도,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 등 ‘경영 혁신’을 강조하며,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주문했다. 또 미-이란 갈등 등 국제 경제상황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상황 등을 점검했다.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방지 대책 등도 논의했다.

윤 행장은 또 15일 정기인사 지연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ㆍ복직자를 대상으로 인사발령을 지시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이달 중 인사발령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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