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하이는 16일(현지시간) 미국·유럽계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와 손잡고 전기자동차 개발·생산 합작사를 중국에 설립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양사는 16일 합작사 설립에 합의, 3월 말까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출자 비율은 FCA가 50%이며, 훙하이는 40%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합작사는 중국에 세워지며, 우선 현지 시장을 개척한 다음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훙하이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서버 생산 등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커넥티드카 도입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FCA는 작년 12월 프랑스 PSA와 합병을 발표, 규모의 경제를 살려 전기차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훙하이와의 제휴도 그 일환이다.
이번 FCA와의 제휴는 훙하이에 있어서 사업에 큰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그동안 훙하이는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등을 중국에서 대량 생산해 세계 시장에 출하, 연 매출 19조 엔(약 199조 원) 규모의 거대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이 정체된 데다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스마트폰 외길’이 큰 역풍을 맞게 됐다. 2018회계연도에는 순이익이 1290억 대만달러(약 5조 원)로 전년 대비 7% 감소하면서 성장 모델 전환이 시급해졌다.
또 작년 6월 창업자인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훙하이는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궈 회장의 후임인 류양웨이는 작년 11월 실적 발표회장에서 “매출총이익률이 10% 미만인 사업을 줄이겠다”며 규모에서 실속 증시로의 전환 방침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중점 분야로 전기차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훙하이는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홍하이 산하 대만 패널 제조업체인 이노룩스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격화로 TV용 부문이 어려워지자 자동차로의 전환을 분명히 한 상태다. 관계자에 따르면 훙하이는 2014년부터 산하 기업을 통해 자동차 부품 강화를 서두르는 등 본격적으로 참여 준비를 해왔다.
훙하이는 중국 최대 제조업체로서 허난성 정저우와 광둥성 선전에 큰 공장을 갖고 있으며, 현지에서 70만~100만 명 규모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인건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을 구사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인 차세대 생산 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번 합병에서도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