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웠던 10년물 입찰 무난히 소화..설연휴 앞두고 박스권 속 플래트닝에 무게
채권시장은 나흘째(국고채 3년물 기준) 약세장을 이어갔다. 장단기 금리차이를 의미하는 일드커브만 장중 스티프닝에서 플래트닝으로 급반전하는 등 커브 변동성이 컸다.
지난주말 끝난 한국은행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후유증이 이어진데다,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채선물 매도가 컸기 때문이다. 부담으로 작용했던 2조6000억원 규모 국고채 10년물 입찰은 무난했다는 평가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국고채 10년물 입찰에서는 예정액보다 많은 2조6020억원이 낙찰됐다. 응찰액은 7조4610억원으로 응찰률은 287.0%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석달연속 200%대 응찰률에 그친 것이다. 가중평균낙찰금리는 1.770%를 보였다. 응찰금리는 1.755%에서 1.800%였으며, 부분낙찰률은 100.0%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0년물 입찰에 대한 부담으로 스팁되다가 입찰 후 플랫으로 전환하는 등 커브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이번주 설연휴를 앞두고 머니마켓펀드(MMF) 등 환매와, 최근 불안한 단기자금시장 등에 단기구간 보다는 장기구간이 상대적으로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 박스권 흐름속에서 금리고점을 탐색할 것이란 관측이다. 일드커브는 설 연휴까진 플랫쪽에 무게를 뒀다.
한은 기준금리(1.25%)와 국고채금리간 격차를 보면 3년물은 20.5bp를 보였다. 이는 작년 12월3일 21.0bp 이후 한달보름만에 최대치다. 10년물은 51.2bp로 지난해 11월18일 53.1bp 이후 2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고10-3년간 금리차는 0.1bp 좁혀진 30.7bp를 나타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 1.6bp 떨어진 66.9bp를 보였다.
미결제는 596계약 줄어든 28만6050계약을, 거래량은 7만186계약 감소한 13만2443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3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6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8654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1241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에 나섰다. 반면, 은행은 6238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투신은 1731계약을, 연기금등은 1220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9틱 내린 129.38이었다. 장중 고점은 129.43, 저점은 129.03으로, 장중변동폭은 40틱이었다.
미결제는 527계약 증가한 13만5813계약을 보였다. 반면, 거래량은 1만5518계약 줄어든 7만1055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2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6016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대량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특히 역대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2017년 6월19일 7062계약 순매도 이후 2년7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은 3233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16일 5074계약 순매도 이후 사흘째 대량매도세를 이어간 것이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4틱을, 10선은 저평 5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거래는 전 기관에서 없었다.
그는 또 “당분간 커브 등락이 심할 것 같다. 커브플랫으로 물량부담을 무시한 느낌이지만 실제론 1월초부터 누적되고 있는 수급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계속해서 무거운 장이 연출되고 있는 것 같다”며 “커브가 언제까지 플랫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다만 강력한 재정정책과 어울리지 않는 플랫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랑비에 옷젖듯 수급부담이 누적되고 있어 시장은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그간 10년 지표물 19-8이 강했던 만큼 10년물 입찰을 앞두고 부담도 좀 셌던 것 같다. 입찰과 지난주 금통위에 대한 포지션들이 장을 흔든게 아닌가 싶다”며 “이번주는 설 연휴가 있어 어느 정도 무거운 포지션들은 정리를 좀 할 것 같다. 분위기를 살피고, 살짝 저점 테스트를 해보는 가운데 박스권 흐름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10년물 입찰 부담에 약세로 출발했다. 다만 입찰이 우려 대비 무난한 수준에서 마무리되면서 약세폭을 되돌림하며 끝났다. 다만 증권이 3년 선물을 매도한데 이어, 지난주 금통위 결과 인하 시점이 이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구간 약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고3년물 기준 1.45% 수준까지 상승해 레벨에 대한 메리트는 확보됐다. 다만 리스크온 흐름과 매파적이었던 금통위를 감안할 경우 강세 전환엔 추가 재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단기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MMF 등 환매와 RP시장 불안정 등 요인이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이번주는 장기구간이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