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큰손’ SK·삼성·LG, 글로벌 시장 제패 전략은?

입력 2020-01-22 18: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올해 제약·바이오사업에 한층 힘을 싣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 등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삼성, LG 등 재계 상위 대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은 SK다. SK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판 지 26년 만에 잇따른 글로벌 성과를 알렸다.

SK바이오팜이 발굴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은 미국 FDA에 이어 21일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도 획득했다. 연내 독일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유럽의 대표적인 시장인 프랑스와 영국에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다.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후 기술수출한 혁신신약으로 수면장애 질환 글로벌 1위인 재즈파마슈티컬스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 임상 3상을 완료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월 허가를 획득, 7월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개선하는 성인 대상 치료제로 유일하게 허가받으면서 벌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약 대신 양압호흡기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 수요를 솔리암페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이 국내 최초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FDA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올해 2분기부터 미국 직판에 돌입한다. 이미 마케팅과 판매를 위한 100여 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를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유럽 허가도 추진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투 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노린다. 이미 ‘베네팔리’, ‘임랄디’ 등 미국과 유럽 허가 바이오시밀러를 4종을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A는 지난해 11월 대장암·폐암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 신청(BLA) 서류 심사에 착수했다. SB8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두 번째 종양질환 치료제다. 유럽에서도 판매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아바스틴은 전 세계에서 연간 8조2000억 원, 미국에서 연간 3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과 종양질환에 집중하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했다. 안과질환 치료제 ‘SB11’(성분명 라니비주맙)은 지난 연말 임상 3상을 완료, 글로벌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SB11은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희소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솔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 ‘SB12’(에쿨리주맙)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솔라리스는 야간에 자다가 혈색소가 섞인 소변을 보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로, 환자 1인당 치료비용이 수억 원대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가 의약품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2위 의약품 시장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의약품관리국(NMPA)으로부터 SB12의 임상 3상을 승인받고, 상반기부터 중국 임상에 들어간다. 유방암 치료제 ‘SB3’(성분명 트라스트주맙)에 이어 두 번째 중국 임상이다. 회사는 운용 자산 2조 원 규모의 헬스케어 벤처펀드 운용사 CBC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국 진출에 공들이고 있다.

대기업 제약·바이오사업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LG는 과감한 투자로 반등을 꾀한다. LG화학은 올해 생명과학분야 R&D에 19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한다.

매년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의 25% 이상을 R&D에 투자하기로 결단한 LG화학은 2018년 1238억 원에 이어 지난해 약 1650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신약 과제를 30여 개에서 40여 개로 확대하고, 연구인력도 450여 명으로 늘렸다. 올해도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보유 파이프라인 중에서는 통풍 치료제 ‘LR19074’와 만성염증질환 치료제 ‘LR19019’가 각각 임상 2상에 진입했다. LG화학은 미국 보스턴에 세운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이들 파이프라인과 전임상 단계인 비만 치료제, 당뇨 치료제 등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도입은 물론 기술 수출도 타진할 예정”이라며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신약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