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유료방송사업자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면서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본격화했다. KT의 인수 중단으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딜라이브의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자회사 아이에이치큐 주식담보계약을 변경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딜라이브는 KT로의 매각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아이에이치큐 주식 담보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비율을 늘려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올인원 복합미디어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는 등 생존법을 모색 중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당국의 승인 과정을 마치고 통신 3사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21일 최종 승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도 지난해 말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마무리됐다.
딜라이브는 KT가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한 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3분의 1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이 묶였다.
그 사이 딜라이브는 차입금 등으로 부담을 겪었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지난해 7월 차입금 1조 원 상당을 출자전환하면서 금융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채권단은 2017년에도 만기 연장과 함께 8000억 원을 출자전환한 바 있다.
사모펀드(PEF)들도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차질을 빚었다. MBK파트너스는 딜라이브를 포트폴리오로 담은 1호 펀드를 지난해 7월 청산했으나 엑시트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맥쿼리는 딜라이브를 담은 1호 블라인드펀드를 아직 청산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딜라이브 매각 작업이 5월쯤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의 신규 회장 선임이 완료되고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 국회의 합산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구시대적인 규제”라며 “이미 시장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 3위 경쟁을 벌이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추가 M&A에 나서면서 SK텔레콤 등이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