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테마주가 단기 급등세를 끝내고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차익시현 매물 출현에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종목들에 대해선 공매도도 급증하면서 주가 급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린바이오, 코미팜, 승일 등이 최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서린바이오의 경우 지난달 29일 전 거래일에 비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8.9배 증가했고, 코미팜과 승일은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당일 각각 6배, 27.9배 늘었다. 특정 기업에 공매도가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이 경우 공매도 거래가 하루 동안 금지된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 잔고도 증가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처음으로 등장한 지난달 20일 코미팜의 대차잔고 주수는 488만 주 수준이었지만 다음 날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30일 508만 주를 넘어섰다. 서린바이오도 9만 주 내외를 맴돌다 23일 13만4000주로 증가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지난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상승한 종목이다. 코미팜은 백신 제조 사업을 영위한다는 이유로, 서린바이오와 승일은 소독제와 손 세정제 제조 기업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승일은 28일 상한가, 31일 10% 넘는 상승폭을 보이며 8800원대를 맴돌던 주가가 1만30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서린바이오와 코미팜은 22일 각각 상한가, 4.27%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공매도 거래 급증 시점과 맞물려 차익 시현 매물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널뛰기 장세 속에서 급등세가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서린바이오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주가가 연달아 하락하며 1만 원대까지 가라앉았고, 승일도 상한가 바로 다음 날 11.34% 내렸다.
전염병 관련 테마주로 떠오른 종목이 공매도 급증 이후 널뛰기 장세를 겪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또다시 등장했던 2018년 9월 마스크 제조사인 오공은 해당 달에만 총 3회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되는 등 공매도 표적이 됐다. 실제로 과열 종목 지정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오공은 다음 날 10% 넘게 주가가 하락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 기업은 현재도 코로나 테마주로 묶여 20일부터 주가가 100% 가까이 폭등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실질적인 수혜주 찾기에 돌입하면서 단기적으로 혼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도 테마주로 같이 묶였던 종목들의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모나리자, 웰크론, 오공, 깨끗한나라 등은 적게는 10%, 많게는 상한가 가까이 상승했지만 피씨엘, 바디텍메드, 진매트릭스, 진양제약 등의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은 전염병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반응할 전망인 만큼 시장 대응에 있어 업종별로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최소 한 달은 전염병에 영향을 덜 받는 업종으로 바스켓을 조정해야 한다. 이후 시장이 진정되면, 그동안 낙폭이 확대된 업종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 유연성이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동치는 코로나 테마주 장세에 금융당국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2주간 진원생명과학, 오공 등 16개 종목(기간 중 평균 주가 상승률 65.83%)에 대해 22회 시장경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히며 투자유의 조치를 발동했다. 일부 투기 세력들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을 가능성을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