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사모펀드의 잇따른 환매 연기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액은 23조9156억 원으로 한 달 전(24조1120억 원)보다 1964억 원가량(0.81%) 줄었다. 이로써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액은 작년 7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이었다.
개인 판매 비중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작년 12월 말 기준 개인 판매 잔액은 전체 사모펀드 판매 잔액(407조1278억 원) 가운데 5.87%를 차지해 전월 말의 6.01%보다 0.14%포인트 낮아졌다. 사모펀드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작년 5월 말 7.25%로 최고치를 찍은 뒤 계속 감소 추세다.
사모펀드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대규모 투자 손실을 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판매사들이 개인 고객에게 펀드 자산 구성이나 운용 구조, 원금손실 위험성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불완전판매 이슈가 부각하면서 안정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서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개인들에게 이미 판매된 펀드 가운데 혼합자산 펀드와 개방형 구조가 많다는 점이 지적된다.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액을 유형별로 보면 혼합자산 펀드가 48.50%(11조6003억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증권형(23.86%), 파생형(13.35%), 부동산형(12.65%) 순이다.
금융회사에 판매된 사모펀드의 경우 증권(32.30%), 특별자산(25.32%), 부동산(19.88%), 단기금융(10.55%), 파생형(7.14%) 순이며 혼합자산 펀드 비중(4.81%)이 가장 작은 것과 비교된다.
혼합자산 펀드는 증권ㆍ부동산ㆍ특별자산에 대한 최소투자 비율을 적용받지 않는 펀드로, 여러 자산이 혼재돼 있어 일반인이 투자 대상을 명확히 알기 어렵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실물자산 등이 많이 편입돼 개인의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은 유형으로 평가된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전체 펀드 순자산 3조9247억 원(1월 30일 기준) 가운데 혼합자산 펀드가 87.06%(3조4168억 원)이며, 유동성 문제로 환매가 중단된 3개 모(母) 펀드 모두 혼합자산 펀드다.
게다가 이런 혼합자산 펀드는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판매된 경우가 많아 ‘펀드런’과 유동성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환매 연기를 결정했거나 연기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한 펀드 26개가 모두 개방형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알펜루트의 전체 펀드 판매 잔액(9394억 원) 가운데 개인투자자 판매(4766억 원)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