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2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38.04%로 잠정 집계됐다. 2015년 240.87%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꾸준히 부채를 줄여 150% 미만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200%대 부채비율은 2000년대 들어 2015~2016년에 이은 세번째다.
한진은 지난해 회사채 조달에 적극적이었다. 3분기 기준 총 9회 차에 걸쳐 4300억 원이 넘는 공모채와 사모채 등을 발행했다.
조달금은 대개 택배협력업체 수수료와 렌터카 차량 구매, 유류대금 등 운영자금과 사채 상환 등에 활용됐다.
그 결과 회사채 상환잔액은 2018년 4320억 원에서 5217억 원으로 증가했다.
회사채의 상환 시점을 보면 1년 이하가 700억 원, 2년 이하가 900억 원, 3년 이하가 3304억 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상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회사채 발행을 통해 비유동부채는 늘어난 대신,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유동부채는 줄어들면서 기업 유동성에서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
또 3분기 기준 한진의 유동자산이 4273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추후 상환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실적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 들어 분기를 거듭할수록 회복세를 보였지만 리스회계 기준 변경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매분기 적자를 이어갔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5.3% 증가한 906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7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한진은 핵심 사업인 택배 물류 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이 저조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대상으로 매각 또는 중단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활용성이 적은 부지와 소규모 출자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 재원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한진뿐 아니라 그룹 관계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도 최근 몇 년 새 부채비율이 급증하며 그룹 전반에 걸쳐 채무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867.61%로 전년 대비 124%포인트 늘었고, 진에어는 2018년 95.17%에서 지난해 263.25%로 급증했다.
한진 관계자는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리스회계기준에 따라 기존 운용리스료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며 “국내외 어려운 물류산업 환경에도 실질적으로 부채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