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원회 설립…용적률 높아 재건축은 불리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북한강성원아파트가 리모델링 추진에 나선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한강성원아파트 소유자들은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소유자 동의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1997년에 지어진 북한강성원아파트는 올해로 준공 23년 차다. 재건축 허용 연한(30년) 이후 재건축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370%에 달하는 용적률(전체 대지 면적에서 건물 각층 면적의 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했을 때 용적률의 제한을 받는 재건축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 D,E 등급을 받아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안전진단에서 B 등급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고, C 등급 이상은 수평· 별동 증측이 허용된다.
재건축 만큼은 아니지만 리모델링 이후 몸값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리모델링 진행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일명 ‘용산마스터플랜’ 때문이다.
서부이촌동은 2000년대 후반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처음 추진될 때 국제업무지구에 포함된 바 있다. 용산 철도정비창 용지와 한강 사이에 위치한 입지적 중요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2013년 끝내 좌초됐다.
이후 서울시가 다시 용산 마스터플랜 추진에 나섰으나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 이후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추진 계획은 철회됐다. 최근 서울시는 용산 마스터플랜 이행을 위한 전략계획과를 도시계획국에 신설하는 등 용산 마스터플랜 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용산 마스터플랜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북한강성원아파트는 시유지 문제 등이 걸려있는 인근 중산시범아파트 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용산 마스터플랜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용산 마스터플랜 추진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인근 지역의 개발계획을 불허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인근 H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강성원아파트의 경우 민간주택이기 때문에 서울시 개발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리모델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용산 마스터플랜까지 추진된다면 이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