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수출 1% 늘 때 중간재수입 0.569%·식품 소비재 0.403%·연료 0.419% 증가
2일 서울대 경제학부 김병연 교수와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김민정 부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북한의 광물 수출과 품목별 수입: 대중무역을 중심으로’ 제목의 BOK경제연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중요한 외화획득 원천인 광물수출이 1% 늘 때 자본재류 중간재수입은 0.56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전기회로의 개폐용·보호용·접속용 기기, 컨베이어벨트, 파이프, 보일러 동체 등이었다. 또, 식품 소비재는 0.403%, 연료는 0.419% 증가했다.
이는 북한이 광물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로 식료품, 연료 등 필수재화를 구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본재와 관련된 중간재 수입을 늘림으로써 북한의 장기경제성장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이같은 관계는 2010년을 전후로 다르게 나타났다. 즉, 2010년 이전에는 광물수출 증가가 수입증가를 유발했다기 보다는 수입증가가 광물수출을 유발했다. 반면, 2010년 이후에는 광물수출이 증가할 때 운송장비 차량과 같은 자본재와 섬유의류 원부자재 및 플라스틱류·비료 등 중간재, 사치재 등 수입이 늘었다.
이는 2010년 이전엔 사회주의 국가에서 주로 관찰되는 수출입물품 대금을 그에 상응하는 수입 또는 수출로 상계하는 소위 바터무역(Barter Trade)(구상무역)이 빈번했던 반면, 2010년 이후엔 광물수출에 따른 운송차량 수요 증가와 함께 북한의 시장화 확산에 따른 여객 및 화물운송 부분에서의 서비스 수요 증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 광물수출은 중간재 수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줘 북한 공장 가동률 및 생산 증대에 일정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민정 한은 부연구위원은 “북한 광물수출의 장단기 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북한 광물수출이 북한경제에 나름대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광물수출이 일반기기나 기계장치 등 설비자산을 구입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고, 담배·시계·텔레비전 등 사치재 수입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북한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는 사적소유권이 인정되지 않고, 창업과 경영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제도적 결핍이 외화획득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산되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금은 UN 제재로 광물수출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은 1995년부터 2019년 중 북한의 분기별 대중국 수출입자료를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