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케이뱅크 회생길 열렸다

입력 2020-03-04 20:30수정 2020-03-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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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표결만 남아…KT 최대주주 등극 유상증자 통해 자금난 해소

1년간 신규대출이 막히면서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던 케이뱅크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나치게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관련법이 20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 표결 전 최종 관문을 극적으로 통과하면서 자본확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하 인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는 지난해 5월 김종석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인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후 10개월 만이다. 해당 법은 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통상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에서 무난하게 처리된다.

인뱅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한도 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 중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더라도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결정을 크게 반기면서 그동안 개점휴업상태였던 사업을 속개할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국회 결정을 환영하고 절차(본회의)에 따라 법안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희망한다"며 "조만간 유상증자 일정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이야기 하겠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출범 초기에 흥행을 이어가다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신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자본금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지난해 4월부터 일부 대출 판매가 중단됐고, 현재는 신규 대출이 완전히 멈추면서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였다.

인뱅법이 통과되면서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재개돼 KT는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는 당장 KT는 2대 주주인 지분율(현재 10%)을 34%까지 늘려 59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난을 해소할 방침이다.

KT는 또 데이터3법 통과와 맞물려 금융과 결합한 다양한 빅데이터 AI서비스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금융 혁신을 위해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허용한 만큼 ICT 기업에 대한 허들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지난해 11월 말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개정안은 KT만을 위한 기특혜"라며 반대했고 끝내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뱅법에 있는 공정거래법 위반 조항은 ICT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막는 독소 조항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법사위 의원들이 ICT 기업에 대한 규제를 해소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개정안이 통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6일 임추위(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인선에 돌입했다. 3~4차례 추가 회의를 연 뒤 이달 중순까지 차기 케이뱅크 행장 단독 후보자를 선정한다. 임추위가 추천한 내정자는 이달 말 케이뱅크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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