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3월호…"2월부터 중국 중심으로 수출 부진, 경제심리도 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경제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월에는 설 명절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할 경우 생산 증가세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소폭 상승하는 등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1월 전산업생산(-0.5%, 전년동월 대비)은 조업일수 감소(-3일)를 감안할 경우 전월(3.9%)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지만,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이 각각 9.7%와 1.8% 감소하며 5.3% 줄었다. 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기준치(100)를 상회하는 가운데 소폭 상승하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월 중반부터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면서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78→67)와 전산업 BSI(75→65) 실적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전산업 BSI 실적치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과 2016년 2월뿐이었으며, 전월 대비 하락 폭(-10포인트(P))은 조사 이후 최대치다.
KDI는 “2월부터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제조업생산이 감소하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서비스업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1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보다 1.8% 증가했지만, 그 폭은 전월(4.5%)에 비해 줄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4.2에서 96.9로 하락했다. KDI는 “코로나19가 2월 중순 이후 빠르게 확산한 점을 고려할 때 2월 소비자심리지수의 하락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의 영향이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는 3월부턴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도 부진했던 설비·건설투자는 투자 BSI 하락으로 부진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은 대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로 4.5% 늘었으나, 일평균으론 12.2% 감소했다.
KDI는 “중국 수요가 둔화하고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자동차생산도 축소되면서 2월 일평균 수출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대외 여건도 악화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급락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내수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