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기업 씨아이테크의 만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인수한 회사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손익 악화를 키우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아이테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커졌다. 매출은 407억 원으로 26.1% 늘었지만 순손실은 46억 원으로 확대됐다.
회사 측은 “지배회사의 매출 증가와 전년도 말 종속회사로 편입된 회사의 매출이 반영돼 연결기준 매출액이 증가했다”며 “지배회사의 이익구조는 개선됐지만 일부 종속회사의 적자전환과 전년도 말 편입된 종속회사의 실적 악화가 반영돼 연결기준 손익은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했다”고 밝혔다.
씨아이테크는 1967년 설립된 삼영모방공업이 모태다. 2006년 삼영홀딩스로 사명을 바꿨고 2012년 두 차례의 최대주주 변경 이후 2015년 씨아이테크와 합병하면서 지금의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에스엔텍으로 2012년 위드윈의 특수관계인으로 3자배정 유증에 참여해 처음 지분을 취득했고, 위드윈이 반대매매로 지분을 상실하면서 2013년에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씨아이테크는 실적 부진의 해법을 M&A에서 찾았다. 2013년 10월 75억 원을 들여 RFID 기반 도서관리자동화시스템 개발, 공급업체 나이콤 지분 100%를 취득했다. 나이콤은 2014년 이프랜드를, 이프랜드는 2015년에 셀런에스엔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또 2016년에는 로드와이즈, 2017년에는 엠오디 등을 인수했다. 이렇게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M&A 소요 자금만 190억 원에 육박했다.
회사가 원했던 대로 다수의 타 법인 인수는 연결 매출 규모를 늘렸지만 수익성까지 개선하지는 못했다. 씨아이테크 매출은 2012년 59억 원에서 2014년 100억 원을 넘어섰고 이후 200억 원 안팎을 오가다 2018년에 300억 원, 지난해 400억 원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5년 단 한 차례(10억 원)를 제외하고 항상 적자였다. 특히 2016년부터는 4년 연속 적자가 계속됐다. 씨아이테크가 코스닥 상장사였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도 남을 사유다.
그럼에도 씨아이테크의 재무 안정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대주주가 수차례 자본금을 확충해준 영향이다. 만성 적자에다 2017년에는 100억 원을 웃도는 순손실로 자본총계가 줄었음에도 부채비율은 80% 미만이고, 회사의 지급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유동비율도 11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씨아이테크는 2월 에스비오토홀딩스 지분 50%를 25억 원에 취득하는 등 투자를 재개했다. 코스닥 상장사 제이웨이와 5대 5로 합작 설립한 기업으로, 제이웨이의 종속사인 성보산업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웨이는 앞서 씨아이테크가 이프랜드와 엠오디 등을 인수할 때 참여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