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칭찬한 전 세계 외신과 '정반대 행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일본이 한국의 대처가 '의료붕괴'를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해외 주요 외신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분석이다.
일본 산케이신문 계열 '석간 후지'는 12일 '한국ㆍ이탈리아 의료붕괴 지옥'이라는 기고문을 싣고 한국의 대응 방안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기고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대책에 종사 한 의학기자인 무라나카 리코(村中璃子)다. 그는 일본 방송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 기고문에서 리코는 한국은 무증상환자나 경증환자도 적극적으로 검사했고, 그 결과 '의료붕괴'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감염자를 철저히 밝혀내는 목적으로 무증상환자나 경증환자까지 검사를 시행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런 대량 검사로 "한국에서는 경증환자가 병상을 차지해 중증환자의 의료 기회를 빼앗고, 중증환자를 돌보기 위한 의료진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붕괴가 시작됐다"라고 비판했다.
의학기자 뿐 아니라 정치인도 나서 한국의 의료체계를 문제 삼았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는 'JB프레스'에 글을 기고해 "(한국이) 의료붕괴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확진자 대부분이 연수원 등에 고립돼 의료인들의 집중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구와 경북에서는 자택 대기하다가 증상이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 주류 외신은 일본의 주장과 달리 한국을 우수한 사례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자 한국 정부의 대응을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한국을 '모범 사례'로 꼽는 외신도 적지 않다.
영국 BBC 방송은 “WHO는 이 감염증의 치사율을 3.4%라고 발표했지만, 한국에선 0.7%”라며 “검사 정확도는 98%에 달한다”고 소개하면서 치사율이 낮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한국 특유의 문화인 '빨리빨리'로 전염병에 대응하고 있다며 "검사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진소는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이탈리아 역시 마찬가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왜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적을까'라는 기사에서 “10일 기준, 한국은 확진자 수가 7755명이지만 사망자는 60명이었다. 같은 날 1만149명의 확진자를 기록한 이탈리아에선 사망자가 그 10배(631명)였다”라고 전했다.
통계를 제시한 뒤, 그 이유를 분석하는 대목에서 한국 의료의 장점을 꼽았다. 한국에선 검사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데다 검사 비용이 낮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체계의 우수성은 물론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킨 훌륭한 사례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의 기고문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의 강점을 잘 활용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더 적합함을 증명한 국가는 한국"이라면서 “수백만 명을 강제로 집에 가두고 정부 비판을 막아버린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면서 대량 검사를 빠르게 진행한 사실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