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4명, FT와의 인터뷰서 “침체 확실” -골드만삭스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5%” 전망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현재 글로벌 리세션 가능성 90% 이상...다 구워진 케이크“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이미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암울한 진단이 나왔다.
4명의 전직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에 빠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각국이 코로나19의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완화할 조치를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미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제가 되면서 이들 전직 이코노미스트들은 더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확인하기 위해 공식 경제지표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세계 최고 경제전문가들인 이들은 공중보건 대응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급격한 경기침체 속에 기업과 가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금액을 지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정책입안자들과 정부 관리들은 코로나19가 미칠 경제적 결과에 대한 전망을 꺼려왔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영국 경기침체 예측을 거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중대한 충격(Major Shock)’이라고만 언급했다.
기타 고피너스 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정상적인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으로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국 서비스 부문은 예상한 것보다 훨씬 깊은 침체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대규모 금융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있다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수 있다”고 희망을 북돋웠다.
그러나 고피너스의 전임자들은 단호하게 이미 경기침체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글로벌 리세션 가능성은 90% 이상”이라며 “마치 거의 다 구워진 케이크와 같다”고 비유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분교(UC버클리)의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는 “최근 벌어진 일들은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해 ‘사악한 칵테일(독약이라는 의미)’과 같다”며 “중국과 유럽, 미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렇게 심각한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EE) 선임 연구원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이 상반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하반기는 코로나19가 언제 정점에 이를지에 좌우되겠지만 이 때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중앙은행 총재도 역임한 라구람 라잔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MBA) 교수는 “이번 경제 충격 정도는 당국의 팬데믹 억제 성공 여부에 달렸다”며 “어떤 일이든 장기화하면 분명히 시스템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IMF는 일반적으로 연간 약 3.5~4.0%에 달하던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5% 밑으로 떨어지면 글로벌 리세션에 돌입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IMF는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2.9%에서 올해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제로(0)%, 2분기는 -5%를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1분기 0.7%, 2분기 0%에서 각각 하향 조정한 것이다. 미국 경제가 1분기 아예 성장하지 못하고 2분기에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올해 전체 미국 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2%에서 0.4%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