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관련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26일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특별화상정상회의를 이틀 앞두고 이날 오후 8시부터 20분간 모하메드 왕세자와 통화하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국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해 G20의 공조가 절실한데 사우디 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모레 회의가 열린다"며 "의장으로서 왕세자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는 단순한 보건 차원의 문제를 넘어 경제·금융·사회 전 분야로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이번 화상정상회의 개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인적 교류 제한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각국의 방역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인 활동 보장 등 국제 협력 방안이 특별화상정상회의에서 깊이 있게 협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문 대통령에 공감하면서 "어떠한 문제에도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번 회의 의제로 △보건적인 면에서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할 것인지 △코로나19가 경제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코로나19가 정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세계 무역교류를 어떻게 용이하게 할지 등을 꼽았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G20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며 "전 세계 성장 회복을 주도하는데 G20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는 양자적 협력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통화 말미에 건강상태확인서 소지 등 일정 방역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인에 대해 교류가 허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당부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한국은 개인적으로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으로서나 늘 존경하고 높이 평가하는 나라"라며 "한국에 도움되는 것은 별도 조치할 것이며 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한 것은 요청할 것"이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