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맞아 새 엠블럼 교체…2025년까지 전차급 전기차 11종 출시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첫 번째 통합 시너지 전략으로 '플랫폼 공유'를 택했다. 기아차의 중형차와 준중형차 플랫폼을 없애고, 현대차의 뼈대를 이용해 기아차를 만들기 시작한 때다.
경쟁력이 뚜렷한 기아차 카니발과 경차 등만 살아남았다. 거꾸로 카니발과 비슷한 콘셉트를 지닌 현대차 트라제는 단종 절차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게 하나의 플랫폼을 이용해 나온 첫 번째 모델이 현대차 EF쏘나타와 기아차 옵티마였다.
플랫폼 통합 전략은 준중형차와 SUV 등으로 확산했다. 회사는 주머니가 두둑해졌지만 그만큼 기아차의 고민은 깊어졌다. "디자인과 엠블럼만 다른 또 하나의 현대차"라는 평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차 옵티마 디자인은 현대차가 EF쏘나타(A보디)를 개발하면서 염두에 두었던,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또 다른 디자인 후보(B보디)였다.
차별화는 2000년대 중반 시작했다. 현대차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른바 ‘니어 럭셔리’를 추구했고, 기아차는 '스포티'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처럼 소폭의 차별화에 머물렀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제 확연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기아차는 20여 년 만에 엠블럼을 교체하고 회사의 특성까지 모조리 바꾼다. 본격적인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오는 10월, 기업 이미지 CI(corporate identity)와 브랜드 정체성 BI(brand identity), 나아가 전시장과 공장, 기업의 공간을 상징하는 공간 정체성 SI(space identity) 이미지를 모두 바꾼다.
앞서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 등 미래 사업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9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5년 전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 풀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점유율 6.6%, 친환경차 판매 비중 25%를 달성한다는 목표였다.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에는 전기차 50만대, 친환경차 100만대 판매(중국 제외)를 추진한다. 이른바 '플랜S'다.
엠블럼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 이미지 변화가 본격적인 기아차 환골탈태의 출발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