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비례대표 순번과 관련해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데 대해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바른미래당의 대표를 내려놓고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그런 제가 지난주 비례대표 2번으로 내정되어 ‘노욕’으로 비추어진 점, 뭐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민생당은 비례대표 2번에 손 위원장을 배정했으나 안병원 공천관리위원장이 해임되고 당내 인사들이 탈당하는 등 ‘노욕 파동’이 일면서 손 위원장을 비례 14번으로 조정했다.
손 위원장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다는 ‘노욕’보다는 국회의원이 돼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해 개헌을 해야겠다는 ‘야심’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양당의 극한투쟁 정치를 끝장내고 경제와 민생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정치를 열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에서 7공화국을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었다”며 “그러나 국회 불신, 정치인 불신의 사회 풍조를 제대로 읽지 못한 저의 불찰은 용납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민생당의 총선 목표의석에 대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역구에 60여 명이 출마했는데 그중에 10명은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또 비례대표에서 10명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저와 당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전에 말씀드릴 때는 40~50석을 얘기했는데 지금 형편이 많이 위축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연합이나 연대는 없다”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연합ㆍ연대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도에 어긋난 행위라 본다”고 선을 그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 대해서는 “재작년 저의 단식을 통해 싹이 텄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법 협상 과정을 거치며 누더기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구조 개혁의 첫 단추를 끼웠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뒤를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국민의당도 비례대표 후보만을 내기로 결정하면서 정치 자체가 웃음판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손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정정당당하게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내놓는 정당은 오직 민생당과 정의당뿐”이라며 “이제 우리에게도 정치 구조를 바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중도개혁의 대표정당, 민생당이 바로 그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손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70% 인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 원 지원 방침은 유효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포퓰리스트적인 성격이 강하다”면서 “대상은 줄이고 금액은 증가해서 보호가 절실한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