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증폭으로 자금 조달 상황도 악화
전국 주택사업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경기 전망치는 50선 아래로 떨어졌고,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42.1로 전월 대비 8.9포인트 하락했다. 주산연이 이 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택사업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지역 전망치가 40~50선에 그쳤다. 서울은 전월 대비 8.6포인트 내려간 59.6을 기록했고, 부산(42.8), 대구(44.7), 광주(55.1), 울산(54.5) 등 지방 광역시 모두 5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54.1, 56.2를 보였다. 그나마 대전(61.2)과 세종(69.5)이 60선을 지켰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분양, 준공 및 입주 등 주택건설 단계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위험,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금 조달 상황마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자들은 중장기적 위기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자재 수급(74.7)·자금 조달(59.7)·인력 수급(81.5) 전망치는 모두 기준선(100.0)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자금 조달은 전월 대비 16.3포인트 떨어졌다. 자금 조달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기업 부실이 가중되지 않도록 원활한 자금 공급 채널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산연은 지적했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 여건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업자들은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산연은 정부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주택시장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건설현장의 인력·자재⋅자금 조달 등 공급 여건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