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 조용병 2심서 "업무방해죄, 검찰이 입증해야" 무죄 주장

입력 2020-04-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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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첫 항소심에서 "업무방해죄 성립을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단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외 6명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조 회장 측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업무방해죄 판단의 중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예로 이모 지원자의 경우 1차 면접에 응시하지 않았음에도 1차 면접위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오인한 부문이 결국 유죄로 판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ㆍ2차 면접위원이 특정됐으면 좋겠다"며 "검찰 압수물 중에 면접위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검찰이) 증명해야 한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사실 자체가 신한은행이 아닌 면접위원들에 대한 업무방해라고 돼 있다"며 "검찰에서 피고인들이 관여된 부분과 위계에 의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 씨 관련 청탁 판단 여부, 인사실에 보고된 실제 명부, 명부에서 CEO 표기와 별표 표시된 부분이 원심에서는 무죄가 됐는데 조 회장에게 보고가 된 것인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외부청탁 전달자와 임직원 자녀의 명단을 따로 관리해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조정하는 등 150여 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은행장으로서 채용 총괄을 맡은 조 회장이 은행 채용 체계를 무너뜨렸다"며 인사부서에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사항 등을 알린 것을 명백한 업무 방해로 판단하고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 등의 항소심 2차 공판기일은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조 회장 재판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키코(KIKO) 공동대책위원회와 금융피해자연대가 법정에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경위에게 제지당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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