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비시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국제 공동 임상 결과가 나왔다.
미국·유럽·일본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렘데시비르 다국가 임상결과를 11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1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입원 치료 중인 총 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미국 22명, 유럽·캐나다 22명, 일본 9명이 각각 참여했다. 이 가운데 30명(57%)은 투약 당시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기계호흡에 의지했으며, 4명(8%)은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총 10일간 렘데시비르를 정맥 투여했다. 첫날은 200㎎을, 나머지 9일 동안은 매일 100mg을 투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총 53명의 환자 중 36명(68%)에서 호흡곤란 증상이 개선되는 등 임상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평균 18일의 추적 관찰 기간에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환자는 25명(47%)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증에 속하는 산소 치료 환자그룹의 증상 개선율은 71%(7명 중 5명)에 달했다.
그러나 7명(13%)은 렘데시비르 투여에도 사망했다.
이상 반응으로는 간 독성, 설사, 발진, 신장 손상, 저혈압 등이 관찰됐다. 총 32명(60%)에게서 나타났으며, 4명(8%)은 렘데시비르 치료를 조기 중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투여가 임상적 이점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규모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한 점과 상대적으로 짧은 추적 관찰 등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의 회복에 병용 약물이나 인공호흡치료의 변화, 의료기관별 치료 프로토콜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함께 추가적인 무작위 대조군 임상 등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한 약물이다. 미국의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증상 호전을 이끌어내면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중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