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이어 세븐일레븐도 '와인 예약 서비스' 도입…CU "검토 중"
편의점이 새로운 와인 플랫폼으로 거듭날 기세다. 1만 원대 ‘가성비’에 강점을 둔 와인을 주로 판매하던 편의점이 최근들어 다양한 품종, 스타일, 가격을 갖춘 와인을 잇달아 선보이며 와인 전문 매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와인 구색을 갖추고 있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진열하기 어려운 공간적 한계가 있는 만큼 편의점업계는 모바일로 먼저 와인을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아가는 ‘예약 판매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GS25에 이어 세븐일레븐이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를 14일 론칭한다고 13일 밝혔다.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는 모바일 앱 ‘세븐앱(APP)’을 통해 원하는 와인을 예약 주문하고 수령 희망 점포를 선택한 뒤 상품이 도착하면 해당 점포를 방문해 상품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를 전국 점포에서 시행한다. 주문부터 상품 수령까지 3일이 걸린다.
세븐일레븐은 서비스를 론칭하며 해외 유명 와인, 프리미엄 상품 등 21종의 와인 제품군을 새롭게 구성했으며 온ㆍ오프라인을 통합해 총 100여 종의 와인 상품 구색을 갖추게 됐다. 1만원 이하 초저가 가성비 와인인 ‘마주앙 라인', ‘카르멘 멜롯’부터 프랑스 명품 와인으로 꼽히는 그랑크뤼(프랑스 와인 등급) 1등급 와인 ‘샤또 마고(행사가 169만 원)’와 ‘샤또 오브리옹(행사가 179만 원)’ 등 고가 프리미엄 와인까지 준비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편의점의 진열 공간 한계 때문에 다양한 와인을 판매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로 그간 편의점에서 취급할 수 없었던 와인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맞출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와인 예약 서비스로 구매할 수 있는 와인 품목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GS25는 지난해 12월 와인 예약 서비스 ‘와인25’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GS25의 ‘GS fresh’, ‘나만의 냉장고’ 모바일 앱으로 오전 11시까지 와인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에 점포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주문 예약한 와인을 당일 받을 수 있는 대신, 세븐일레븐처럼 전국 점포가 아닌 일부 점포에서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이 서비스를 서울 강남 지역 300여 점포에 시범 도입했고, 한 달만인 올해 1월 송파, 서초, 강남구의 600여 점포로 확대했다. 상반기 내에는 수도권 전역에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GS25에 따르면 와인 예약 서비스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서비스 론칭 이후 한 달간 하루 평균 120병이 넘는 와인이 예약됐고, 예약 건 가운데 98% 이상이 당일 결제됐다. 또 와인25 서비스를 도입한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GS25의 1~3월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2% 늘었다.
소비자들은 와인 예약 서비스로 고급 와인을 주로 찾았다. 올해 1월부터 4월 7일까지 가장 많이 주문된 와인은 1위 루벤앤플로라 리제르바(칠레), 2위 카멜로드 피노누아(미국), 3위 캔달잭슨 리저브(미국) 순으로 널리 알려진 고급 와인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GS25는 와인 이외에 주종 구색을 확대해 기타주류(럼, 리큐르, 보드카, 데킬라, 진, 꼬냑) 25종을 추가 운영 중이다.
GS25 측은 “와인25 서비스가 주류 구매의 중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G25의 주류 카테고리 내에서 와인 매출이 점차 신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마트24도 지난달 올드 빈티지 와인 3종에 대한 사전 예약 서비스를 처음 선보여 일주일가량 운영했다. 올드 빈티지 와인은 포도를 수확해 병에 담은 후 10년 이상 장기 숙성된 와인으로, 이마트24는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춰 희귀 와인을 선보이게 됐다.
다만 이마트24 측은 와인 예약 서비스를 추가 운영할 계획은 없고, 다양한 와인을 선정해 선보이는 와인 큐레이션 마케팅 ‘이달의 와인 서비스’를 올들어 선보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꾀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1~3월 ‘이달의 와인’에서 선정된 와인은 총 2만 병 이상 판매됐다.
이마트24는 4월에는 가볍게 홈술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면서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맛보기 좋은 레드와인 ‘나인 라이브스 리저브 까베네 쇼비뇽’을 선정해 판매 중이다.
CU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량 와인을 차별화 상품으로 판매 중이며 와인 예약 서비스 도입도 현재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그간 1만 원대 와인을 주로 선보이며 가성비를 강조했는데 최근에는 3~4만 원대 이상 최대 100만원대까지 프리미엄 와인을 내놓고 있다”라며 “백화점이나 와인숍까지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손쉽게 원하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게 돼 앞으로 편의점이 프리미엄 와인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