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소비 확산이 집밥 증가로 이어지며 식품업계가 뜻밖의 1분기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간편식(HMR)과 라면, 과자 등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5조7050억 원, 영업이익 236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7%, 영업이익은 32.22% 늘어난 수치다.
HMR 라인업을 중심으로 한 가공식품사업 매출 증가가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으로 이뤄진 소재식품사업 매출 부진을 상쇄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소재식품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446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가공식품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3% 증가한 1조706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공식품 중에서도 HMR 제품의 활약이 돋보였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인 쿡킷은 2월과 3월 매출액이 전월 대비 각각 47%, 100%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코로나 이슈 발생 초기에 제품 하나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원밀(One-Meal)’ 형태의 HMR 제품을 주로 취식하던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인 햇반의 경우 2~3월 출고량이 평년 대비 5~10% 증가했다. 고메 크리스피 핫도그, 고메 치킨, 고메 바싹튀겨낸 돈카츠, 고메 사이드바이츠치즈볼 등 고메 프라잉스낵류 3월 매출도 전년 대비 약 50% 늘었다. 이 외에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 HMR 등 주요 제품의 3월 매출도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했다.
라면업계 1등인 농심도 코로나19의 혜택을 봤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연장되고 개학이 연기되며 대표적인 비상식량으로 꼽히는 라면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라면 사재기가 확산돼 일시적인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농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9.75% 늘어난 6460억 원, 영업이익은 36% 늘어난 430억 원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실적 증가에 대해 “라면 사업의 경우 수요가 늘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대표적인 박리다매형 사업”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안성탕면 등 주요 브랜드의 라면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3월까지 농심의 국내 라면 출고량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해외 수요가 늘어난 점도 매출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제과업체 오리온은 1분기에 전년 대비 각각 7.52%, 12.68% 증가한 매출액 5350억 원, 영업이익 87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리온의 사업은 국내와 중국, 베트남과 러시아에서 고루 성장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 증가로 간식인 과자 소비가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오리온은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 대비 9.5% 증가한 64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중국에서는 전년 대비 67.3% 급증한 117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오리온은 262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2512억 원) 대비 4.65% 늘어난 수치다.
오리온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1분기 재택근무가 계속되고 집콕족이 늘어나며 전 연령층에서 과자 소비가 늘어났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우 ‘오감자’와 ‘스윙칩’ 등 스낵류를 중심으로 파이, 비스킷의 수요도 고루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러시아의 경우 젊은 층의 과자 수요 증가와 제품 라인업 강화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 동원F&B는 1분기 매출액 7684억 원, 영업이익 357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7%, 2.3%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참치캔의 B2B 시장 점유율 확대와 죽과 탕 등 HMR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