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행진이 한 달 만에 멈췄다. 이에 향후 순매수로 추세가 전환될 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26억 원어치(장 마감 잠정 집계)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6094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2356억 원 순매수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수세는 시총 상위 대형 IT주에 몰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2636억 원, 삼성전기 202억 원, 삼성SDI 337억 원, 삼성전자우 171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삼성전자(4.90%)와 삼성전기(8.57%), 삼성SDI(5.72%) 등은 동반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은 또 한진칼 371억 원, LG화학 304억 원, LG생활건강 249억 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현대차 325억 원, SK이노베이션 195억 원, 포스코 188억 원, SK하이닉스 170억 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14조764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최장인 33거래일(2008년 6월 9일∼7월 23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과 반대로 그동안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왔던 개인은 이날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자 개인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그동안 매수했던 물량들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 3902억 원을 순매도했다. 또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를 각각 654억 원, 506억 원 순매도했다.
현대차(296억 원)와 엔씨소프트(260억 원) 등은 순매수했다.
개인은 또 이날 상장지수펀드(ETF) 'KODEX 레버리지'를 887억 원 순매도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를 969억 원 순매수하기도 했다.
개인은 앞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했던 30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7884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데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에 시장을 억누르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한층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료제의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실제 상용화 과정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세적인 순매수 전환을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