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개미 운동(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이 반등장세 속에서 선전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판정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약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ETF 제외)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9.39%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각각 32.69%, 43.64%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32%대의 수익률은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보다 똑똑한 투자를 한다고 평가되는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국인 투매에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증시를 떠받치는 안전판 역할까지 했다.
실제 이 기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고,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증시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19일 종가 기준 4만295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7일 19.67% 상승한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31.34%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하지 않았다면 지수 상승은 불가능했다. 코스피 반등이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을 받은 셈이다.
또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현대차, 삼성SDI, KB금융은 같은 기간 52.50%, 56.56%, 24.18% 올랐다.
개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외국인은 셀트리온, 한진칼, 파미셀을 대거 사들였고 이 기간 각각 50.28%, 166.75%, 100.65%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관이 주로 순매수한 종목들도 양호한 수익을 냈다. 기관은 현대차, LG이노텍, 롯데케미칼을 대거 사들였고 특히 LG이노텍과 롯데케미칼은 73.66%, 65.81%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개인투자자들의 양호한 수익성 유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주, 테마주 중심으로 매수하면서 불안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중장기 성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구도가 완화되면 삼성전자 등 개인들 집중 순매수 종목 또한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