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날던 디즈니, 코로나에 발목...직원 10만 명 무급휴직

입력 2020-04-20 15:16수정 2020-04-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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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서 테마파크·호텔 폐쇄…한 달 간 최대 5억 달러 절감 가능·100년 디즈니 왕국 명성에 타격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의 디즈니월드에서 3월 15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디즈니는 이날을 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테마파크 문을 닫았다. 레이크부에나비스타/AP뉴시스
지난해 사상 최고의 영화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했던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디즈니는 코로나 여파로 이번 주 전체 인력의 절반에 달하는 10만여 명에 대한 임금 지급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디즈니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달 중순 이후 5주 가까이 테마파크와 호텔, 리조트 등을 폐쇄한 상태다. 임금 지급 중단으로 월 최대 5억 달러(약 6089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디즈니는 보고 있다. 디즈니는 무급휴가 상황에 놓인 직원들에 대한 의료혜택은 유지한다며 미국 임직원은 정부의 실업수당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원조 디즈니랜드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 주는 디즈니의 임금 지급 중단으로 이날 4만3000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순식간에 생겨 비상이 걸렸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무급휴가로 내몰린 디즈니 직원들이 자동으로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디즈니로부터 직원 정보를 받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300만 달러에 달하는 올해 연봉 중 잔여분을 전부 포기하고 로버트 채펙 최고경영자(CEO)도 250만 달러 연봉의 절반만을 받기로 하는 등 경영진도 인건비 절감에 동참했다.

그러나 디즈니는 NBC유니버설과 워너미디어 등 다른 테마파크 운영사에 비해 과도하게 무급휴가를 실시해 100년 왕국의 명성에 큰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회사가 임금을 주지 않는 대신 그 부담을 정부에 떠넘기는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디즈니와 달리 로레알과 토탈 등 프랑스 대기업들은 납세자와의 연대를 보이기 위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디즈니는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하고 신용공여 한도를 상향 조정해 경기하강에 대비할 수 있는 200억 달러의 새로운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BTIG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디즈니는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주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다”며 “아마도 셧다운이 아주 오래갈 가능성을 대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테마파크 사업부에서 약 7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그룹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비중이다.

JP모건체이스의 알렉시아 쿼드라니 애널리스트는 “인건비는 디즈니 운영비의 45%, 전체 비용의 33%를 차지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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