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1차 회의…ICT 전문가들 뜻 모아
“이렇게 나오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거 안 되겠는데 A 사무관 불러봐!”, “B 사무관님이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518호 영상회의실. 시계는 오후 4시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흡사 초ㆍ중ㆍ고등학교 원격 수업을 보는 듯하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1차 화상회의를 주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례 없이 시행한 초중고교 원격 수업을 미래 교육 발판으로 삼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과들과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교육부는 정책자문단 회의에서 나온 얘기들을 '한국형 원격교육' 중장기 발전 방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첫 회의는 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한국형 원격교육 중장기 발전 방향이라는 중차대한 아젠다가 테이블에 올라온 회의다 보니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준비가 매끄럽지 못했다. 회의 시작 5분 전부터 교육부 고위 간부들과 사무관 등이 서로를 불러댔다. 교육부는 화상회의 ‘리모트미팅’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하울링’ 등 소음이 계속됐다.
현장에 있던 교육부 관계자들은 “원격인데 왜 이렇게 울리는 거야”, “이 마이크를 끄고 저 마이크로 해보지”, “OOO 사무관 불러와” 등 회의 준비에 진땀을 뺐다. 한 관계자는 “‘리모트미팅’ 프로그램을 처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지역에서 여러 명이 접속해 하울링 등 소음이 계속해서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음 문제가 해결된 후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됐다.
비공개회의였지만 모두발언은 공개됐다. 유 부총리는 "온라인 개학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이 경험을 미래교육 혁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형 원격교육 체제 구축을 위해 교육계·산업계 등 현장 전문가들의 참여와 정책 제언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기은 네이버 상무, 유인식 유비온 상무, 이채린 클라썸 대표, 김상철 NHN에듀 부대표 등 에듀테크 산업계 관계자들이 화면에 얼굴을 비쳤다.
조기성 계성초등학교 교사와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단장, 홍선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황준성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김은주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 김광범 EBS 본부장 등 교육계 관계 기관 관계자들도 보였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 경험을 ICT 기반의 미래 교육 혁신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교육계 현장 전문가들로 정책자문단을 꾸렸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교육부의 노력과 '원격 수업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이들의 열정이 뭉쳐 큰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비록 첫 회의는 어수선했지만 '호사다마'란 말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