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ㆍ에어버스 등 제조사 이어 경제 전반 위기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에서 촉발된 위기가 전세계 산업붕괴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항공기 수요가 급감해 글로벌 최대 제조사 보잉, 에어버스가 흔들리고 있으며, 그 외 수십개에 달하는 연계 산업의 수천만개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직원 13만5000명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회사가 전례 없는 속도로 현금 출혈을 하고 있다"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미 에어버스 본사가 위치한 프랑스 직원들 3000여명을 이미 '일시 해고'한 상황에서 그는 "더 광범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잉 역시 조기 은퇴, 강제 일시 해고 등을 통해 전체 인력의 약 10%를 감축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닫았던 시애틀 에버렛공장을 4주 만에 재가동하며 2만7000명이 순차적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이들 인력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9일 발표 예정인 1분기 실적은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CEO는 최근 "항공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앞으로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회복을 한다해도 여객 시장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 우려했다.
이처럼 항공사들의 위기는 항공기 제조업체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물론, 수십개에 달하는 항공 연관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산업에서 창출되는 모든 일자리는 또 다른 24개 분야의 일자리와 연계돼 있으며, 결과적으로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밖에 없다.
항공 산업이 벼랑 끝에 몰리면서 약 2500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해졌고 항공산업과 연계된 모든 분야까지 확대하면 관련 일자리는 약 6500만 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라파엘 슈바르츠만 IATA 유럽지역 부사장은 "유럽은 이미 6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국내 역시 항공업과 관련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8개의 국적사와 연관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약 60조 원(약 476억 달러)으로 전체 GDP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약 84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낼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여객), 호텔, 여행 산업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 85%, 99% 급감했다.